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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가을 들녘 울려 퍼지는 ‘함안농요’에 어깨가 들썩 /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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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라가야풍물 댓글 0건 조회 25회 작성일 2025-10-1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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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들녘 울려 퍼지는 ‘함안농요’에 어깨가 들썩

함안농요보존회 악양둑방서 ‘가실놀이 한마당’
한 해 농사 재현 속 함안지역 농요 특징 부각

“호헤야 / 호헤야(후렴) / 호호헤야 / 호호헤야(후렴) / 함안이라 / 호헤야(후렴) / 여항산은 / 호헤야(후렴) / 병풍처럼 / 호헤야(후렴) / 둘러싸서 / 호헤야(후렴) (후략)”

10월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햇살이 따갑다. 농부복을 입은 이들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맺히고 붉은 기가 돈다. 하지만 표정은 밝고 목소리에는 힘이 넘친다. 구경꾼들도 후렴을 따라 부르며 어깨를 들썩인다. 신명 나는 판이 펼쳐지는 이곳은 함안군 법수면 악양둑방. 11일 함안농요보존회가 펼치는 제19회 함안농요 정기 발표회·제26회 아라가야풍물연구회 정기 발표회를 겸한 ‘제8회 함안농요 가실놀이 한마당’ 현장이다.

올해 문경모전들소리보존회 함께해
올해는 여느 해보다 행사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7월 폭우로 남강이 범람하면서 함안농요체험장이 수몰됐다. 벼가 자라는 동안 많은 날 비가 내렸지만 생장을 멈추지 않으면서 고개를 숙인 알곡을 수확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이날 경북 문경에서 온 문경모전들소리보존회도 함께했다. 앞서 5월 열린 모전들소리 공개 행사에 함안농요보존회가 참여하면서 이뤄진 ‘품앗이’다. 두 보존회가 길놀이에서부터 함께하면서 꽹과리·장구·북·징이 빚어내는 사물놀이 흥취는 배가된다.

체험장에서는 아라가야풍물연구회의 북춤에 이어 문경모전들소리보존회의 모전들소리 공연이 진행된다. 이어 함안농요가 울려 퍼진다. 농사일을 하면서 부르는 농요는 함안 지역 색채를 입고 지역성을 뽐낸다.

첫 마당인 보리타작소리를 살펴보면 경남 지역에서는 후렴에 따라 ‘에화’ 소리와 ‘옹헤야’(호헤야) 소리로 나뉜다. 함안에서는 두 소리가 교대로 반복되는 특징이 있다. 보리를 몽글릴 때는 약간 느슨한 빠르기로 ‘호헤야’를, 보리를 넘기고 두드릴 때는 빠르고 힘차게 ‘에화’를 부른다.

“에화 / 에화(후렴) / 에화 / 에화(후렴) (중략) 도리깨를 / 에화(후렴) / 높이 / 에화(후렴) / 들고서 / 에화(후렴) / 때리라! / 에화(후렴) / 뚜디디라! / 에화(후렴) / 때리라! / 에화(후렴) / 뚜디디라! / 에화(후렴) (후략)”

지역색 진한 농요
함안농요 마당은 △보리타작소리 △모찌기소리 △모심기소리 △논매기 상사소리 △백중(거북줄땡기기·용신제) 등으로 구성된다. 봄·여름·가을·겨울에 따른 농사일과 농요·놀이가 집약됐다.

함안농요보존회는 이곳 체험장에서 3월 보리밟기를 시작으로 4월 못자리·모판 만들기, 5월 보리타작·모찌기·모심기, 6·8월 논매기를 했다. 이날 벼 베기·타작 등 추수에 앞서 진행된 함안농요 전판 공연으로 한 해 농사를 펼쳐 보였다.

보리타작소리와 함께 모찌기소리도 한반도 동부(경상도·강원도·함경도) 민요 특징인 메나리토리에 기반한다. 들어내기·애와내기·조리기 등 일 진행 순서에 따라 빠르기가 변화하는데, 지시하는 내용의 가사를 반복적으로 부른다. 함안 지역만의 특징이다.

“설렁~ 설렁~ 모쪄서 놓고~(선창) / 저 건너 방천에 쉬로나 가세~(후창) / 들어내자~ 들어서 내자~(선창) / 이 못자리로 들어서 내자~(후창) / 애와내자~ 애와서 내자~(선창) / 이 못자리로 애와서 내자~(후창) / 조리자~ 조리자~ 이 못자리로 조리자~(선창) / 조리장사 딸인가~ 조리기조창 잘한다(후창)”

외국서 첫 공연
거북줄땡기기도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함안 지역 민속놀이다. 늪지를 낀 군북면·법수면·대산면 일대에서 성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20m 정도 되는 줄의 끝을 둥글게 매듭지어 두 사람의 목에 걸고 엎드린 자세에서 당기면 된다. 가운데 있는 선을 기준으로 자기 방향으로 더 당긴 사람이 이긴다.

1980~90년대 지역 행사에서 단편적으로만 선보였던 함안농요는 2000년대 들어 아라가야풍물연구회에 의해 체계화됐다. 회원들은 기존 자료를 취합하고 지역을 돌며 농요를 채록했다. 이와 함께 명맥이 끊겼던 거북줄땡기기를 복원, 2007년 첫 함안농요 복원발표회를 개최했다.

함안농요보존회는 올해 처음으로 외국에 진출했다. 8월 5일부터 10일까지 인도네시아 보조네고로에서 열린 세계민속축제에 초청받아 참가해 현지에서 함안농요를 선보이고 일본·스페인 등에서 온 참가자와 교류했다.

가을 하늘 아래 논매기 상사소리가 울려 퍼진다. 제초제 보급으로 논매기가 사라지며 잊힐 뻔한 소리였다. 함안농요보존회는 채록한 상사소리를 아시(초벌)논매기·두(두벌)논매기·만(세벌)논매기로 나눠 전승하고 있다. 상사소리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사물놀이가 펼쳐지자 모든 이들의 어깨가 들썩인다.

“여봐라 농부야~ 말들~어라~(선창) / 상~ 사~ 이~이~ 여~어~(후창) / 이 논배미를~ 얼렁~ 메고~(선창) / 상~ 사~ 이~이~ 여~어~(후창) / 장구배미로~ 넘어~ 가자~(선창) / 상~ 사~ 이~이~ 여~어~(후창) / (중략) / 우리 농부들~ 참 잘한다~ / 상~ 사~ 이~이~ 여~어~(후창) / 이렁 저렁~ 다매~ 였다! / 상~ 사~ 이~이~ 여~어~(후창) / 다 매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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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경남도민일보(https://www.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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