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신밟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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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라가야풍물 댓글 0건 조회 5,416회 작성일 2003-07-29 02:43본문
지신밟기는 주로 정월 초부터 대보름까지 많이 하는데, 그때만이 아니라 크고 작은 명절과 마을 에서 쓸 돈을 모아야 할 때마다 행해져 왔다. 마을공동체, 나아가서 모든 겨레의 바람(기원이나 소 망)을 이루고 모든 나쁜 것을 물리치고자 하는 뜻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지신밟기를 통해 마을의 공동 관심사가 이야기되고, 이를 통해 거두어 들인 자금은 마을사람 모두의 이익을 위해서 쓰여진다. 밟아 버려야 할 나쁜 신을 힘껏 내리 밟는 다리와 다리에서 뿌듯한 마음을 느끼게 될 때 지신 밟기는 절정을 이루며, 주인이 내놓는 술과 음식으로 구경꾼이나 풍물잽이나 할 것 없이 함께 어울 려 놀 때 어느새 한마음 한뜻이 될 수 있다.
지신밟기는 농촌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바람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그 기능이 드러날 수 있으며, 각각의 경우에 맞는 노래나 고사반을 만들어 진행할 수 있다. 농촌에서의 지신밟기는 대개 다음과 같은 짜임에 의해 치루어졌으며 굿을 치는 곳을 따라 다니며 입장단이나 덕담(잘 되길 비는 말)으로 바라는 바를 빌었다.
1) 당산굿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님(마을을 지켜 주는 신으로 나무나 돌을 가리킴)께 인사하는 것으로 당산 에 대한 인사굿으로서의 뜻만이 아니라 마을사람 모두의 바람(기원)을 나타내고 모든 이의 의사를 모아 가는 자치의 기능을 맡아 왔다. 당산굿은 공동체 의식을 나타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의식적 행사라 할 수 있다. 곳에 따라 순서나 덕담이 다 다르게 나타난다. 여기서는 전라도에서 일반적으 로 전해지는 것을 보기로 들겠다.
순서)
(1) 질굿(풍류)을 치며 치배의 끝(보통 소고를 말함)에서부터 당산에 들어간다.
(2) 당산에 이르러 삼채 등으로 장단을 바꾼 뒤 오방진을 감는데, 여기서 오방진
을 감는 것은 판을 깨끗이 씻는다는 뜻이다.
(3) 오방진을 다 감고 푼 뒤, 한 줄 또는 두 줄로 늘어서서 인사굿을 세 번 친다.
(4) 제사 -- 제문(발원문) 읽기 : 유세차 모년 모월 모일에…… 상향
소지(신령 앞에 비는 뜻으로 얇은 종이를 오려서 불을 붙여 공중으로
날리는 일, 또는 그 종이) : 어허러루 당산님 우리네 발원 들어보소
…… 어허러루 당산님 만세유전을 비옵니다.
음복(제사를 지내고 나서 제사에 썼던 음식물을 나누어 먹는 것)
(5) 인사굿 -- 세 번 치고 나온다.
2) 샘굿 (마을의 공동 우물)
길을 가다가 샘이 있는 곳이면 꼭 치고 지나간다. 용왕님께 빌어 물이 일 년 내내 맑고 넘치게 하여 풍년이 들고 어떤 병도 얻지 않고 오래도록 튼튼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빈다.
(덕담 : 솟아라 솟아라 맑은 물만 솟아라, 물 줍쇼 물 줍쇼 사해용왕 물 줍쇼, 만인간이 먹더라도 무병장수 비나이다.)
3) 문굿
집집마다 풍물굿을 치며 돌아다니다가 한 집에 다다르면 문 앞에서 주인이 나와서 맞아들이기를 기다리며 친다.
(덕담 : 주인 주인 문여소 문 안 열면 갈라요, 주인 주인 문여소 마당 가운데 불 놓소, 주인 주인 문여소 복 들어강께 문여소.)
4) 성주굿 (대청굿)
그 집이 지어진 내력을 노래하고 성주님께 복을 비는 굿이며 성주풀이와 액맥이를 한다. 문굿을 치고 마당으로 들어가서 한바탕 논 뒤 상쇠나 대포수가 재담을 늘어 놓는다. 고사 소리꾼이 있으면 고사소리도 한다.
5) 조왕굿 (정지굿)
부엌에서 치는 굿으로 대포수가 솥뚜껑을 엎어 놓으면, 주인이 그릇에다 쌀을 담아서 촛불을 꽂 아 놓고 그 옆에 정화수(깨끗한 물)를 떠놓는다.
(덕담 : 누르세 누르세 조왕님전 누르세, 울리세 울리세 조당지신 울리세, 이 솥에 밥을 하여 만백 성을 먹여내세, 구석구석 네구석 정지구석도 네구석.)
6) 청룡굿 (뒤안굿, 장독굿)
장독에서 치는 굿으로 된장, 고추장, 간장 등 음식맛을 좋게 해주십사 하고 비는 굿이다. (덕담 : 지신지신 지신아 청룡지신을 울리세, 장달다 장달다 꼬장띠장 장달다.)
7) 샘굿 (집 안의 우물)
내용은 2의 샘굿과 같다.
8) 고방굿 (곡간굿)
광에서 치는 굿으로 많은 쌀이 모이길 비는 굿이다.
(덕담 : 올해도 풍년이라 넘실넘실 나락 풍년, 고방마다 쌓인 나락 우리 농부 피땀일세, 앞으로 봐 도 천석군 뒤로 봐도 천석군 천년만년 울리소.)
9) 외양간굿
마구간이나 가축우리에서 치는 굿이다.
(덕담 : 매있네 매있네 금송아지 매있네, 송아지를 낳으려면 암송아지를 낳고, 이왕이면 쌍둥이라 한꺼번에 낳아주소.)
10) 측간굿
뒷간에서 치는 굿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치지 않는 곳도 있다.
(덕담 : 측간 속에 빠지면 백약이 소용없네, 애비부터 손자까지 빠지는 일 없도록, 비나이다 비나 이다 측간지신께 비나이다.)
11) 술굿
주인이 마당에 술상을 차려 놓으면 술을 마시기 전에 치는 굿이다.
(덕담 : 두부국에 김나네 어서 치고 술먹세, 시어머니 주기는 아깝고 며느리 주기는 쑥쑤고, 저 밑 에 지렁이 온다 우리가 먹자 홍자쿵.)
12) 경운기굿, 자동차굿...등
요즘 들어 생산수단의 중요한 도구로 쓰이는 경운기나 자동차가 고장이 안 나고,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빌며, 경운기나 자동차를 새로 산 것을 이웃들과 함께 기뻐하며 치는 굿이다. 새로 운 풍속의 하나이다.
(덕담 : 굴러간다 굴러간다 힘차게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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